Song of Monthly Event of the Artist
프로젝트의 출발과 과정

1) 이 프로젝트는 첫째로 나의 “작업 태도”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시간의 “틈”, 여러 역할의 “틈” 사이에서 작업하고 있는 나에게는 시기에 따른 농부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동, 그 결과로 매년 수확물을 얻어내는 농부의 삶이 나의 작업 태도에 중요한 교훈을 주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작업”에 집중하기를 내내 희망하지만, 내가 사회 속에서 갖고 있는 이러저러한 역할과 일들 속에서 시간의 “틈”을 붙잡아, 새로운 생명(활기, 작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틈” 속의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애쓰지 않으면, 귀한 시간들은 기다려 주지 않고 지나가 버리기 일쑤이라는 것을 경험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일 년 농사에서 시기에 맞는 적절한 일들을 해내야 하는 노동의 시간을 놓친다면, 일렁이는 가을 들녘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들녘에서는 예기치 않은 일들도 일어나긴 하지만, 농부들의 적절한 시기에 따른 반복적인 노동은 그래서, 의미 있는 일인 것이다. 옛 농가월령가에 매달 해야 할 농사의 일들을 놓치지 않도록 정리해 놓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농가월령가의 시기와 발맞추어, 나는 작업월령가를 프로젝트로 진행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2) 두 번째로 이 프로젝트는 생명의 순환을 보여주는 대지, 틈 사이에 생명의 싹을 보듬고, 순환시키는 여성성에 대한 관찰의 기록으로 시작되었다.

나의 작업이 왕겨를 소재로 땅의 생명(틈)과 순환을 주제로 하고 있으므로 자연(땅)의 변화과정과, 왕겨가 만들어지고, 순환되어지는 과정들을 관찰해 보는 것은 작업과정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고, 중요한 것일 것이다 라고 내심 작정한 바도 있었지만 말이다.
우리가 딛고 있는 발아래, 대지는 사계절의 유유한 시간에 따라 수많은 변화를 보여주었다. 대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주변 대기의 색감과, 공기, 온도 등으로 내밀하고도, 천천히, 대지가 보듬고 있던 생명의 전개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현장을 매번 비슷한 장소에서 시간적 흐름의 변화들을 매달의 정기적인 기록을 통하여 확인하고자 하였다. 발아래 수평적 대지는 움직이지 않은 듯하나, 대기의 색감, 온도의 변화 속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생명체의 움직임들. 다이내믹한 대지의 열망을 확인하였다.

3) 도시와 농촌의 “틈”-경계로서의 공간

안양의 공장단지 부근 작업실에서 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작업실은 이곳에서 차로 20-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시흥이었다. 이곳은 경기도의 서남지역으로 수도권 인근이라는 장소적 특성으로 나의 작업실 부근과 비슷하게 소규모 공장이 많으며, 한편으로는 포도농장, 연꽃단지, 농경지등이 넓게 산재해 있다. 도시정비계획에 의해 대규모로 의도하여 계획되지 않은 듯 한 오래된 아파트 단지들이 이곳저곳에 있는데, 농경지와, 아파트, 공장단지 등이 서로 혼재되어 독특한 공간을 이루고 있다.
나는 이곳의 농경지의 변화되는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함께 달려 들어오는 혼재된 이미지 속에서 또 다른 독특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경계 지점에 있거나, 그 “틈”사이 혼재된 공간에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곳의 대지는 땅에서 얻어지는 농작물 수확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삶과 땅의 생명에 무관심한, 어쩌면 그것을 유린하거나, 위협했을지도 모를 공장 등의 운영으로 삶을 영위해 나가는 사람들이 나란히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농경지를 사진으로 찍으면, 넓은 논 위에 네모난 아파트가 위쪽으로 들어 올려 진 형상으로 보여 진다. 넓은 연꽃 단지 농지를 찍으면 또한 위쪽으로 그 모습들이 들어온다.
나는 순간 생명을 머금은 땅이 그들을 단번에 살짝 들어 올린 것이 아닐까 상상하곤 하였다.
생명을 품은 대지가 그들을 짓밟고 유린했을지도 모를 공장들과,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치솟아 있는 아파트들의 많은 사람들을 가볍게 들어 올리고 있는 것 아닐까 순간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이 혼재된 공간 속에 오히려, 낯설어 보이는 대지는 그 내밀한 생명의 힘을 계절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천천히 때로는 웅장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나는, 초록의 푸르고 굵은, 생명의 뿌리를 달고 여기저기 힘차게 날아오르는 대지(땅)의 모습을 상상한다.



Art works

Earth Bearing Seed
Cracks_Roots
Crack : 12
Crack Drawing
Body as Landscape
Siheung 2012


Song of Monthly Event of the Artist
프로젝트의 출발과 과정

1) 이 프로젝트는 첫째로 나의 “작업 태도”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시간의 “틈”, 여러 역할의 “틈” 사이에서 작업하고 있는 나에게는 시기에 따른 농부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동, 그 결과로 매년 수확물을 얻어내는 농부의 삶이 나의 작업 태도에 중요한 교훈을 주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작업”에 집중하기를 내내 희망하지만, 내가 사회 속에서 갖고 있는 이러저러한 역할과 일들 속에서 시간의 “틈”을 붙잡아, 새로운 생명(활기, 작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틈” 속의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애쓰지 않으면, 귀한 시간들은 기다려 주지 않고 지나가 버리기 일쑤이라는 것을 경험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일 년 농사에서 시기에 맞는 적절한 일들을 해내야 하는 노동의 시간을 놓친다면, 일렁이는 가을 들녘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들녘에서는 예기치 않은 일들도 일어나긴 하지만, 농부들의 적절한 시기에 따른 반복적인 노동은 그래서, 의미 있는 일인 것이다. 옛 농가월령가에 매달 해야 할 농사의 일들을 놓치지 않도록 정리해 놓은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농가월령가의 시기와 발맞추어, 나는 작업월령가를 프로젝트로 진행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다.

2) 두 번째로 이 프로젝트는 생명의 순환을 보여주는 대지, 틈 사이에 생명의 싹을 보듬고, 순환시키는 여성성에 대한 관찰의 기록으로 시작되었다.

나의 작업이 왕겨를 소재로 땅의 생명(틈)과 순환을 주제로 하고 있으므로 자연(땅)의 변화과정과, 왕겨가 만들어지고, 순환되어지는 과정들을 관찰해 보는 것은 작업과정에서 꼭 필요한 부분이고, 중요한 것일 것이다 라고 내심 작정한 바도 있었지만 말이다.
우리가 딛고 있는 발아래, 대지는 사계절의 유유한 시간에 따라 수많은 변화를 보여주었다. 대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주변 대기의 색감과, 공기, 온도 등으로 내밀하고도, 천천히, 대지가 보듬고 있던 생명의 전개과정을 보여준다. 나는 이러한 현장을 매번 비슷한 장소에서 시간적 흐름의 변화들을 매달의 정기적인 기록을 통하여 확인하고자 하였다. 발아래 수평적 대지는 움직이지 않은 듯하나, 대기의 색감, 온도의 변화 속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르는 생명체의 움직임들. 다이내믹한 대지의 열망을 확인하였다.

3) 도시와 농촌의 “틈”-경계로서의 공간

안양의 공장단지 부근 작업실에서 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의 작업실은 이곳에서 차로 20-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시흥이었다. 이곳은 경기도의 서남지역으로 수도권 인근이라는 장소적 특성으로 나의 작업실 부근과 비슷하게 소규모 공장이 많으며, 한편으로는 포도농장, 연꽃단지, 농경지등이 넓게 산재해 있다. 도시정비계획에 의해 대규모로 의도하여 계획되지 않은 듯 한 오래된 아파트 단지들이 이곳저곳에 있는데, 농경지와, 아파트, 공장단지 등이 서로 혼재되어 독특한 공간을 이루고 있다.
나는 이곳의 농경지의 변화되는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함께 달려 들어오는 혼재된 이미지 속에서 또 다른 독특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경계 지점에 있거나, 그 “틈”사이 혼재된 공간에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곳의 대지는 땅에서 얻어지는 농작물 수확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삶과 땅의 생명에 무관심한, 어쩌면 그것을 유린하거나, 위협했을지도 모를 공장 등의 운영으로 삶을 영위해 나가는 사람들이 나란히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농경지를 사진으로 찍으면, 넓은 논 위에 네모난 아파트가 위쪽으로 들어 올려 진 형상으로 보여 진다. 넓은 연꽃 단지 농지를 찍으면 또한 위쪽으로 그 모습들이 들어온다.
나는 순간 생명을 머금은 땅이 그들을 단번에 살짝 들어 올린 것이 아닐까 상상하곤 하였다.
생명을 품은 대지가 그들을 짓밟고 유린했을지도 모를 공장들과,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치솟아 있는 아파트들의 많은 사람들을 가볍게 들어 올리고 있는 것 아닐까 순간 생각해 보기도 하였다.
이 혼재된 공간 속에 오히려, 낯설어 보이는 대지는 그 내밀한 생명의 힘을 계절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천천히 때로는 웅장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나는, 초록의 푸르고 굵은, 생명의 뿌리를 달고 여기저기 힘차게 날아오르는 대지(땅)의 모습을 상상한다.



Art works

Earth Bearing Seed
Cracks_Roots
Crack : 12
Crack Drawing
Body as Landscape
Siheung 2012